버추얼 관광(Virtual Traveling): 기술로 만나는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

기술이 열어준 가상 여행의 문, 왜 주목받을까

버추얼 관광(Virtual Traveling)이란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360도 영상, 온라인 지도 서비스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직접 이동하지 않고도 세계 다양한 장소를 탐험하는 신개념 여행 방식을 말한다. 예전에는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대리 체험한다’ 정도로만 치부됐지만, 최근 초고화질 360도 파노라마나 VR 기기가 발전하면서 실제 현장감을 상당히 잘 전달하게 됐다. 대규모 해외 출장이나 장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운 사람, 시간이나 비용이 충분치 않은 학생이나 직장인, 혹은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도 버추얼 관광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국제 이동이 제한되었던 때에 더욱 부상한 개념으로, 세계 유명 도시의 랜드마크, 박물관, 자연 명소 등을 현장감 넘치게 감상하고, 가상의 가이드 투어까지 따라가 볼 수 있게 됐다. ‘직접 가보지 않고도 경치를 즐길 수 있나’라며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막상 시도해 보면 한 나라나 지역의 분위기를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데서 신선한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입문자를 위한 버추얼 관광 가이드

버추얼 관광을 맛보기로 접하려면, 먼저 대중적으로 이용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이나 앱부터 활용하면 된다. 구글 스트리트 뷰(Google Street View), 유튜브의 360도 영상, 혹은 주요 박물관이 제공하는 가상 투어 페이지를 구경하는 식으로 시작해 보자. 대표적인 예로, 세계적 미술관이나 박물관(루브르, 대영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등)은 3D 스캔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온라인으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고, 일부는 음성 안내나 추가 해설 자료까지 제공한다. 가상현실 헤드셋(VR HMD)이나 모바일 VR 뷰어가 있다면, 더 몰입감 있게 360도 공간을 돌아볼 수 있다. 만약 여행사나 관광청에서 만든 공식 버추얼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현지 문화나 역사 이야기를 곁들인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지원해 줘 “단순 사진 구경이 아닌, 실제 가이드 투어를 따라다니는 느낌”을 체험 가능하다. 초보자 입장에서는 굳이 고가의 장비 없이도 PC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손쉽게 세계 여러 도시나 명소를 둘러볼 수 있으니, 얼마든지 부담 없이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신선한 몰입 경험: 처음 만나는 VR·360 영상의 현장감

버추얼 관광을 처음 시도할 때 가장 놀라운 점은, 평면 사진과 달리 360도 영상이나 VR 콘텐츠가 선사하는 몰입감이다. 마치 내가 그 장소 한복판에 서 있는 듯, 고개를 돌리면 주변 풍경이나 건축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고, 이동 경로를 따라 몇 걸음씩 전진하며 시야를 바꿀 수 있다. 가령 유명한 뉴욕 타임스퀘어의 야경을 360도 영상으로 감상하면, 사방에 빛나는 광고판과 인파가 웅성이는 분위기를 현장감 있게 느끼게 되고, 서서히 뒤돌아보면 마치 거리를 한 바퀴 회전하는 듯한 비주얼이 펼쳐져 시야가 확장된다. VR 헤드셋까지 착용하면 주변 잡음 대신 현지 소리나 해설만 들리고, 시각적 정보가 나를 감싸서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런 몰입 경험은 전통적인 사진·영상과 비교해 차원이 다른 감각적 만족을 준다. 물론 실제 현장에서 바람이 불거나 온도 차이를 체감할 순 없지만, 집안에 앉아 클릭 몇 번으로 대륙을 넘나드는 여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디지털 시대가 보여주는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물리적 이동 없이 멀리 떨어진 도시나 자연경관을 ‘둘러보고’, 때론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현지 가이드를 만나 질의응답을 나누는 형태의 여행도 시도되고 있어, 새로운 시대의 관광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실감 나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는 가짜 여행?

버추얼 관광을 처음 접해본 사람들은 “신기하긴 한데, 실제 여행과는 다르지 않나?”라는 의문을 자주 제기한다. 사실 촉각이나 미각, 냄새처럼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오감 정보가 결여된다는 점에서, ‘가짜 여행’ 같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변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차분히 디테일을 살펴볼 수 있다”거나 “비용과 시간 부담 없이 세계 곳곳을 구경해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는 데 좋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명소마다 입장료, 항공권, 숙박비 등 부담이 큰 곳을 가상 투어로 먼저 맛보기 해보고, 더 가고 싶은 곳을 추후 실제로 찾는 방식도 효율적이라는 반응이 있다. 현실과 달리 붐비는 관광지라도 VR로 보면 한산한 느낌이라, 조용히 인테리어나 건축적 디테일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독특한 장점이다.
또한 온라인 해설을 들으며 듣고 싶은 부분은 반복해서 재생하고, 별로 흥미가 없는 곳은 건너뛰는 식의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로우니, 여행 경험을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도 있다. 초보자로서 버추얼 관광을 시도해 보면 “이 정도면 실제 여행의 완벽 대체는 아니어도 훌륭한 대안”이라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인터랙티브 콘텐츠나 게임 엔진을 활용한 시뮬레이터 형태까지 등장해, 단순 구경을 넘어 미니게임을 곁들이거나 가상 미션 수행 요소를 추가하는 사례도 있다. 이렇게 현실보다 업그레이드된 요소가 결합하면, 오히려 실제 여행보다 더 재미있는 가상 체험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결국 버추얼 관광은 여행을 대체한다기보다, 여행의 범위를 확장하고 선택지를 늘려주는 신개념 문화라고 볼 수 있다.

 

 

나만의 버추얼 여행 설계: 테마별·체계적 루트와 SNS 공유

버추얼 관광을 제대로 맛보려면, 무작정 이것저것 클릭하기보다 테마나 목표를 정해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유럽 미술관 투어’를 결심했다면, 루브르·우피치·바티칸 등 여러 미술관의 온라인 투어 페이지나 360도 영상을 순서대로 훑어보고, 각 전시관의 명작과 역사를 비교하면서 기록하는 식으로 여행 일지를 쓰는 것이다. 아니면 ‘비공개 자연 명소’ 위주로 360 영상을 모아서 “내가 가볼 수 없는 오지 풍경”을 탐험하는 테마를 잡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두세 시간씩 몰입하면, 실제로 비행기를 타고 멀리 날아간 기분이 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나 이런 가상 투어 코스 짰어”라며 공유할 재미가 생긴다. 공유나 기록을 위해서는 스크린샷이나 캡처, 메모를 적극 활용하는 편이 유용하다. SNS나 블로그를 통해 “버추얼 투어 1탄: 이집트 박물관 정복” 같은 식으로 후기를 올리면, 다른 유저들이 함께 정보를 주고받으며 예상치 못한 국내외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팀원들이 각각 다른 지역에서 접속해 동시 다발적으로 특정 VR 투어에 들어가 라이브 채팅을 하는 식의 모임이 생기기도 하니, 상상을 초월하는 소통 방식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기술과 현실이 만나는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

버추얼 관광은 분명 실제 여행의 모든 감각을 대체하진 못하지만, 시간·비용·이동 문제로 제약을 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창구를 열어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직접 날아가기 힘든 지역이나 위험 구역, 보존을 위해 제한된 문화유산 등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탐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여러 박물관·관광청이 가상 투어를 강화했고, 360도 영상·AR/VR 장비 등이 보급될수록 버추얼 관광의 현실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머지않아 VR기기를 착용하고 몇 걸음 움직이면 가상 도시의 거리를 걸을 수 있는 메타버스형 관광도 일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여행의 묘미는 현지의 기후·공기·사람 냄새를 직접 느끼는 데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버추얼 관광이 제공하는 접근성·맞춤형 체험·비용 절감 등은 절대 무시하기 어렵다. 아예 “먼저 가상으로 살펴본 뒤 더 마음에 드는 곳만 실제로 가겠다”는 혼합형 여행자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결국 버추얼 관광은 우리에게 과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자유와 선택지를 부여하는, 새로운 시대의 여행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리에 앉아 지구 반대편까지 손쉽게 둘러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혁신적이고,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그 경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상상조차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