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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현황과 정책, 사회 환경 이슈 등 음식물 쓰레기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 2025. 4. 22.

    by. adviser-blog

    목차

      기술이 시작한 도전: 음식물 쓰레기를 기회로 본 스타트업들

      세계 식량의 약 30%가 소비되지 못한 채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 음식물 쓰레기는 연간 약 100억 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유발하며, 처리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전 세계 곳곳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비료, 사료, 에너지, 신소재, 소비자용 상품 등으로 전환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합니다. 특히 AI, IoT, 생물공학, 순환 경제 모델 등이 접목되면서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사회적 비용에서 미래 산업 자원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 2곳, 해외 3곳의 주목할 만한 기술 스타트업을 선정해, 그들의 기술, 사업 모델,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풀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스타트업 사례]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푸는 국내외 기술 스타트업 5선

      국내 스타트업 ① [리하베스트]: 버려지는 맥주 부산물을 식품으로 되살리다

      국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RE:HARVEST)는 “식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90%가 영양이 풍부하지만 대부분 버려진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특히 맥주 양조 후 발생하는 맥주박(맥주 찌꺼기)은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B군이 풍부하지만 사료로 일부 사용되거나 대부분 폐기되고 있었습니다.

      리하베스트는 이를 기반으로 자체 기술로 맥주박을 가공하여 ‘리너지(Re:nergy)’라는 고단백·고식이 섬유 분말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한 에너지바·시리얼·밀가루 대체 식품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서도 건강한 식문화를 창출하는 순환형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리하베스트의 가장 큰 강점은 기존 식품 제조라인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원가를 낮추고 ESG 지표를 향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편의점 및 마켓컬리, 쿠팡 등에 입점했고, 수출도 진행 중입니다. ‘먹을 수 있는 음식 쓰레기’를 되살리는 방식에서 윤리적 소비와 건강한 간편식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② [수퍼빈]: 쓰레기를 돈으로 바꾸는 스마트 수거 기술

      서울 강남, 경기도 분당, 인천 송도 등에서 종종 눈에 띄는 하얀색 키오스크.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 수퍼빈(SUPERBIN)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순환 자원 회수기 ‘네프론’입니다.

      수퍼빈은 “쓰레기는 돈이다”라는 모토로, AI 비전 기술을 이용해 투입된 쓰레기를 자동 분류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포인트로 환산해 주는 스마트 수거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네프론에 페트병이나 캔을 넣으면 형태·재질·오염도 등을 분석해 자동 선별하고, 사용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이 포인트는 기프티콘, 지역화폐, 기부금 등으로 전환 가능합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음식물 쓰레기에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수퍼빈은 현재 음식물 쓰레기 RFID 계량기와 네프론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 음식물 계량–보상 플랫폼’을 실증 중입니다. AI가 잔반 유무를 인식해 사용자별 감축 실적을 분석하고, 리워드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특히 공공기관, 학교, 군부대, 아파트 단지 등에서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게임처럼 실천할 수 있게 만들며, 행동경제학적 실험으로도 가치가 큽니다.

       

       

      해외 스타트업 사례

      ① 미국 [Too Good To Go] – 음식물 쓰레기를 막는 ‘앱 하나의 힘’

      덴마크에서 시작해 미국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Too Good To Go는 식당·카페·베이커리 등에서 판매되지 않고 남은 음식들을 실시간 할인 판매하는 앱 기반 플랫폼입니다.
      사용자는 지도상에서 남은 음식 패키지를 찾고, 평균 50~70%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매장 방문 후 직접 수령합니다.

      이 앱의 핵심은 잉여 음식의 실시간 유통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식당 입장에서는 폐기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하며, 환경 측면에서는 폐기 예방 효과가 발생합니다.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서 약 7,500만 명의 사용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3억 끼니 이상을 음식물 쓰레기로부터 구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② 캐나다 [Lomi] –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가전

      캐나다 스타트업 Lomi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가정의 ‘싱크대 옆’에서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가정용 스마트 퇴비기기를 개발했습니다. 사용자는 일상에서 남은 음식물 찌꺼기나 과일 껍질, 심지어 일부 바이오 플라스틱까지도 넣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24시간 내로 무취의 퇴비 형태로 분해됩니다.

      Lomi는 단순한 음식물 건조기를 넘어서, 온도, 습도, 산소 농도를 자동 조절하고, 미생물 배양 캡슐을 통해 고속 발효 기능을 갖춘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와이파이 연동 앱을 통해 배출량, 감축량, 탄소 저감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친환경 소비 트래킹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10만 대 이상 판매되었으며, 지속 가능한 주방 가전의 대표주자로 떠올랐습니다.

       

      ③ 인도 [Loopworm] – 음식물 쓰레기를 곤충 사료로

      인도 벵갈루루 기반 스타트업 Loopworm은 음식물 쓰레기를 고단백 곤충 사료로 전환하는 설루션을 제공합니다. 핵심은 블랙 솔저 플라이(Black Soldier Fly)라는 곤충의 유충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고속 분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축·양식장용 단백질 사료 및 비료로 가공하는 것입니다.

      Loopworm은 이 과정에 AI와 자동화 배양 시스템을 결합하여 곤충 성장률, 먹이 섭취량, 분해 효율을 실시간 추적합니다. 기존 사료보다 탄소발자국이 90% 낮고, 생산비는 30% 저렴하며, 축산 농가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인도 내 20여 개 도시와 협력 중이며, 동남아와 아프리카 시장 진출도 준비 중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혁신하는 ‘작은 기업들’의 거대한 영향력

      이들 스타트업은 공통적으로 낭비를 ‘자원화’하고, 쓰레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들이 기술만 개발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행동과 시장의 인식을 함께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소비 습관이 얽힌 복합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탄소중립(climate neutrality), 사회적 가치(Social Impact) 등 글로벌 지속가능성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정부·지자체와의 협업, ESG 투자자 유치, 학교·병원·군부대 등 공공 도입 등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어, 정책과 시장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도 수행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더 이상 한 가지가 아닙니다.
      AI, 생물공학, 데이터, 소비자 앱, 가전기기, 곤충, 플랫폼 등 기술과 산업을 넘나드는 해법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작지만 강한 스타트업의 실험정신과 실행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