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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현황과 정책, 사회 환경 이슈 등 음식물 쓰레기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 2025. 4. 24.

    by. adviser-blog

    목차

      일상 속 가장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드는 공간, 카페와 제빵 매장

      커피 한 잔, 크루아상 하나. 일상 속 가장 친숙한 소비인 카페와 제빵 프랜차이즈는 동시에 가장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드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유통기한이 짧은 빵, 당일 폐기 원칙이 적용되는 샌드위치, 남은 원두 찌꺼기, 제조 과정 중 발생하는 손실 등으로 인해 매일 적지 않은 양의 식자재가 버려지고 있습니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중·소형 제과·제빵 업장은 평균 하루 3.8kg, 카페는 2.6kg의 음식물 쓰레기를 발생시키며, 특히 정책적 의무가 없는 개인 매장의 폐기율은 프랜차이즈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이처럼 외식 업종 중에서도 특히 카페·베이커리 매장은 단품이 다양하고 유통 기간이 짧으며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가 더 까다롭습니다. 이에 따라 각 브랜드 본사는 다양한 전략을 도입해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으며, 본 글에서는 국내외 대표 브랜드들의 음식물 쓰레기 감축 프로젝트를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스타벅스 vs 이디야 – 폐기 예측 시스템으로 남기기 전 줄인다

      국내외 카페 브랜드들은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위해 주문 예측·발주 최적화 시스템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입니다.

      스타벅스는 ‘푸드 웨이스트 제로’를 선언하며, 데일리 식품류(샌드위치, 케이크, 샐러드 등)의 폐기량을 매장별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발주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과거 판매 데이터, 요일, 날씨, 매장 위치 데이터를 활용해 예상 수요량을 산출하고, 매장 직원에게 발주 추천량을 제안합니다. 도입 후 일부 매장의 데일리 폐기율은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반면 이디야는 2022년부터 ‘매장별 식자재 자율 관리 시스템’을 통해 발주 권한을 유연화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본사에서 일괄 제안하던 방식을 버리고, 가맹점주가 직접 지역 수요와 경험을 반영해 발주량을 조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신 본사는 ‘폐기율 관리 점수’와 연계해 인센티브 및 컨설팅을 제공하며, 매장 운영의 자율성과 ESG 전략을 연결했습니다.

      두 브랜드의 차이는 ‘중앙통제형 AI vs 가맹점 자율 최적화’라는 방식의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데이터 기반 일괄 최적화, 이디야는 현장 기반 분산 최적화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남기기 전 줄이는 전략’을 실행 중입니다.

       

       

      파리바게뜨 vs 뚜레쥬르 – 당일 폐기 원칙의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

      제과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일 새로 빵을 굽고 남은 제품은 당일 폐기하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어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상당합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량 조절, 유통기한 조정, 당일 기부 모델 등 다양한 전략을 실험 중입니다.

      파리바게뜨는 ‘스마트 베이커리 운영 시스템(SBOS)’을 통해 매장별 빵 판매 추이를 분석하고, 품목별로 적정 생산권장량을 자동 추천합니다. 또한 오후 3시 이후에는 생산량을 줄이고, 인기 품목 위주로 집중적으로 생산하도록 알림을 제공합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가맹점의 하루 평균 빵 폐기량은 기존 대비 26% 감소했습니다.

      뚜레쥬르는 2023년부터 일부 지역 점포를 대상으로 ‘푸드 리스큐 박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당일 유통기한이 도래한 제품을 오후 8시 이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랜덤박스 형태로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가성비 있는 제품을, 매장은 폐기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윈윈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두 브랜드의 차이는 하나는 생산 시점에서 폐기를 줄이고, 다른 하나는 판매 시점에서 폐기를 줄인다는 점에서 의미 있습니다. 이는 운영 전략에 따라 감축 시점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벤치마킹 포인트입니다.

       

       

      해외 사례 – 프레타망제(영국)와 르뱅 베이커리(프랑스)

      유럽의 카페·베이커리 브랜드들도 음식물 쓰레기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의 프레타망제(Pret A Manger)와 프랑스의 르뱅 베이커리(Le Pain Quotidien)입니다.

      프레타망제는 ‘당일 제조–당일 기부’를 원칙으로 하는 음식 기부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매장 내 샌드위치, 샐러드 등 남은 식품을 매일 폐점 후 지역 노숙인 쉼터, 복지기관에 기부하고 있으며, 이를 전담하는 ‘프렛 재단’이라는 별도 비영리 조직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연간 약 740만 개의 식품이 기부되었고, 이는 브랜드의 CSR 이미지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반면 르뱅 베이커리는 잔반을 재사용하지 않되, 재고를 줄이는 데 집중합니다. 각 매장의 1일 고객 수 예측 AI, 기온 변화에 따른 구매 변화 알고리즘, 현장 발주 자율권 확대를 통해 재고 최적화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메뉴는 ‘스몰 사이즈’ 옵션을 늘려 소비자가 남기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폐기된 음식물은 모두 바이오가스 처리장으로 전량 이송됩니다.

      이처럼 기부 중심 모델(영국)과 예측 최적화 모델(프랑스)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브랜드 윤리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실천이라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벤치마킹] 카페·제빵 브랜드들의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프로젝트 비교 분석

      소비자 참여 모델 – ‘할인’, ‘앱’, ‘챌린지’로 문화화 시도

      카페·제과점 업계는 최근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으로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단순한 백오피스 관리가 아닌, 소비자가 감축의 일원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코리아는 ‘푸드 세이브 위크’ 기간 동안 유통기한 임박 상품 구매 시 30% 할인, 잔반 없는 식사 고객에게 별 포인트 추가 적립,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SNS 인증 챌린지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캠페인은 브랜드 충성도 제고와 ESG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식입니다.

      뚜레쥬르의 ‘오늘의 착한 선택’ 캠페인은 할인된 푸드 리스큐 박스를 ‘기부 선택’하거나 ‘SNS 공유’하면 추가 혜택을 제공하며, 해당 수익 일부는 청년푸드뱅크 사업에 기부됩니다. 이처럼 소비자가 “내가 뭔가 줄였고, 기여했다”는 감정적 연결을 갖게 해 행동 변화를 문화로 연결하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브랜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신의 구매 품목 중 음식물 쓰레기 감축 기여도를 시각화해 보여주며, 이를 ‘환경 기여 포인트’로 전환해 리워드를 제공하는 방식도 실험 중입니다.
      이러한 소비자 중심 전략은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매장의 내부 이슈”에서 “브랜드의 문화적 미션”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프랜차이즈 벤치마킹의 핵심: ‘내 브랜드 방식으로 통합하기’

      음식물 쓰레기 감축 전략은 정답이 없습니다. 빅데이터 기반 예측 모델, 잔반 할인, 기부 연계, 자율 운영 확대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고, 브랜드의 운영 구조, 고객 특성, 메뉴 구성, 가치 철학에 따라 적용 방식은 다르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벤치마킹의 핵심은 타 브랜드의 전략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내 브랜드 구조와 고객 경험에 맞춰 ‘통합 설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I 발주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장 운영 자율성이 높은 프랜차이즈라면 교육과 설득이 선행되어야 하고, 잔반 리스큐 할인 전략을 도입한다면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는 포장·마케팅 디자인이 함께 가야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감축은 이제 매장의 위생 관리나 비용 절감 이슈를 넘어서, 브랜드 ESG 보고서, 투자자 보고, 소비자 신뢰도, 공공 입점 등 모든 가치 평가의 기준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본사 백오피스에서부터 현장 실행, 소비자 접점까지 일관되게 설계하는 통합 전략이 필요합니다.